박태환 '남은 1500m 포기하려 했다'···'패션지 화보촬영은 아니었다' 해명
로마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 중인 박태환(20)이 잇단 부진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 때문에 남은 일정을 포기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첫날(26일) 자유형 400m에서 예선 탈락했고 27일 자유형 200m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 8월1일 예정된 자유형 1500m의 기권을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태환의 전담팀을 꾸리고 있는 SK텔레콤 스포츠단 관계자는 28일 "실제 심리적으로 침체된 상태로 좋은 결과 기대하기 어려워 기권을 검토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뛰지도 않고 포기한다는 비난받을 우려가 있어 잘 추스려서 뛰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태환은 출발 전부터 엄청난 심적 부담을 지고 있었고 앞선 두 종목 부진으로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400m 예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28일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도 1분46초68의 기록으로 조 5위를 차지하며 전체 13위에 그쳤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1500m에서는 예선 탈락한 바 있다. 한편 박태환은 부진한 성적의 원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패션지 화보 촬영에 대해서는 "화보 촬영이 아니고 게릴라 사진같은 걸 찍었다"며 직접 해명했다. 한국 수영 '로마의 비극' 박태환 신기루…결승행 전무의 현실 로마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한국 수영계에는 ‘로마의 비극’이 되고 있다. 유일한 세계 수준의 스타 박태환이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연이어 결승행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충격이라면, 그 그늘에 가린 한국 수영의 현실은 더 참담하다. 한국은 26일부터 사흘째 진행 중인 대회 경영 세부종목에서 단 한 종목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국제대회 결승행은 늘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이 힘들었던 게 한국 수영의 현실이었지만, 월드 스타 박태환이 나타나면서 갑자기 한국이 수영 강국이 된 듯한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박태환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연일 실패를 거듭하자 마치 한국 수영에 나타났던 ‘박태환 신기루’가 한순간에 걷혀 버리는 듯한 상황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행은 고사하고 대회 첫 한국신기록(유정남·접영 200m)을 28일에야 신고했다. 대회 전 한국신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두희(남자 접영 50m)는 자신의 한국신기록(24초03)에 0.13초 뒤진 기록으로 예선 42위에 그쳤다. 여자 평영 100m 정하은(34위), 남자 배영 100m의 성민(34위) 등 다른 기대주들도 기록이 저조하다. 결승과 준결승 경기마다 연일 세계신기록이 쏟아져 나오는 이번 대회 추세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은경 기자